영화 이야기
영화 NANA는 2005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로 이름이 같은 두 여성의 서로 다른 사랑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기차에서 처음 만난 두 주인공은 옆자리에 앉아 서로 이름도 같고 나이도 같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옷 스타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만 봐도 알 수 있는 상반된 분위기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삶과 사랑을 펼쳐 나가며 성장하고, 서로 위로하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는 영화입니다.
우연히 만난 솔메이트의 두 가지 사랑과 삶.
영화 OST로도 유명한 영화로 가수 겸 배우인 나카시마 미카의 음색과 스타일이 잘 드러난 영화입니다.
애니로도 제작되어있어 여전히 인기가 많은데, 영화를 본 사람들은 나카시마 미카는 주인공 그 자체였다고 말할 만큼 캐릭터 소화력이 출중했습니다.
두여자주인공의 사랑
첫 번째 주인공, 나카시마 미카가 연기한 오사키 나나는 지방에서 활동하는 블랙 스톤즈라는 밴드의 보컬이었습니다. 그 지방에서는 조금씩 인지도를 올려가고 있는 밴드였습니다.
기타, 키보드, 베이스 모두 남자 멤버인데도 불구하고 보컬인 주인공은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외적인 모습으로 모두를 압도합니다. 부모에게서 버려서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란 여자주인공은 홀로 폐공장에서 지내던 밴드 멤버 중 한 사람인 렌은 함께 공연하고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오사키는 같은 그룹의 렌(마츠다류헤이)와 연인관계가 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도쿄의 유명 밴드로 영입제안을 받게됩니다. 렌은 밴드와 그녀를 떠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두명은 사랑하지만 서로의 꿈을 위해 슬퍼도 헤어지기로 합니다.
그렇게 떠난 렌은 도쿄에 가서 최고의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오사키는 떠난 연인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밴드가 되기를 꿈꾸지만 이미 너무 멀어져 버린 듯 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녀 또한 최고의 밴드 보컬이 되기 위해 도쿄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다른 여주인공을 만나게 되는데...
두 번째 주인공, 미야자키 아오이가 연기한 고마츠 나나역은 대학에 떨어져 지방에서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1년 전 먼저 도쿄에 있는 대학에 합격한 남자 친구와 같이 살기 위해서였죠.
그녀는 사랑 찾아 도쿄에 왔지만, 남자 친구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남자 친구의 자취방에서 그저 음식을 하고 청소를 하며 남자 친구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여자였습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직장도 구하고 혼자 살 집을 구하라고 합니다.
그녀는 조금 서운했지만, 남자 친구가 원하는 것이라면 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 여성이기에 직장을 구하고, 집도 구하게 됩니다.
우연히도 그 집에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오사키와 재회하게 되며, 저렴한 집을 더 저렴하게 살기 위해 두 여자주인공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됩니다.
오사키는 고마츠를 하치라는 강아지 애칭으로 부르며, 매일 함께합니다.
하치는 직장에서도 매일 혼나고, 힘들지만 남자 친구와 함께할 시간만을 기다리며 버티며 지내다 남자 친구가 아르바이트하는 식당으로 함께 식사를 하러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남자친구가 같은 대학의 미술학도이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같이하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보고 좌절에 빠집니다. 오사키는 하치에게 너의 싸움이라며 직접 싸우기를 요청하지만 그녀는 싸우는 것 조차 포기하죠.
그녀는 사랑밖에 모르고 사랑을 쫓아온 순수한 소녀 같은 여주인공입니다. 오사키와 만나게 되면서 사랑하는 방식 또한 배우고 위로받고 성장해갑니다.
오사키는 지방에서 찾아온 밴드 멤버의 새 노래를 듣고 다시금 밴드 보컬로써의 꿈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갑니다.
그때 고마츠에게 오사키의 전 남자 친구의 콘서트 티켓이 생기게 되고, 둘은 함께 콘서트에 갑니다.
이미 슈퍼스타가 되어버린 전 남자 친구를 보며 그녀는 여러 감정에 휩싸이게 되면서 다시금 깨끗하게 정리하기 위해 콘서트 후에 찾아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둘은 서로 잊지 못했음을 깨닫고 재회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
2005년 당시 한국에는 일본 드라마, 영화와 같은 문화산업이 각광받던 시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이 영화를 처음 접했었고, 여고생의 감성으로 보았던 시선과 다르게 최근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고, 2022년인 30대의 시선에서 만난 그녀는 또 달랐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미야자키 아오이가 연기한 코마츠는 그저 사랑받기 위해 징징거리기만 하는 여자라고 느꼈고, 나카시마 미카가 연기한 오사키가 더 멋진 여성이라고 생각했었지만, 30대가 되어보니 영화를 보는 나 또한 그녀와 비슷한 모습의 삶을 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사키처럼 자신의 삶과 사랑하는 상대의 미래를 위해 보내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 미련은 남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는 걸 17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니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고마츠가 그저 사랑받기 위해 투정만 부렸던 게 아니라는 것, 그녀는 언제나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고 발전해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예뻤던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사키는 꿈을 위해 또 상대의 미래를 위해 미련 없이 보내줬지만, 어느 부분에선 고마츠보다 사랑에 열정적인 여성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감정상태에 충실하고 사랑에 직접 돌파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랑을 위해 도쿄까지 쫓아왔지만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와 만나도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고마츠와 꿈을 위해 도쿄에 왔지만 사랑하는 남자와 결판을 보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오사키.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여성의 사랑이야기를 보다 보면,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살고 있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현실에 좌절하여 사랑을 뒷전으로 하고 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사랑도 현실도 뒷전으로 하고 스스로를 포기해버렸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요즘 한국의 20~30대들은 N포 세대라고 합니다. n가지의 것들을 포기해버린 세대라는 뜻인데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세 대들은 결혼, 구직, 연애, 출산 등을 포기해버리는 것인데요, 그들은 쉴 새 없는 경쟁에 지쳐 의욕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합니다. 고용시장이 안정화되기를 기다린다고 하지만 그들은 이미 번아웃 상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스스로도 현재 삶에 너무 안주해 버린 것은 아닌지.
영화 주인공인 두 여자처럼 그 어떤 것에도 도전하거나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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